Tuesday, June 26, 2012

파고니스 장군의 물류인재상

파고니스 장군의 물류인재상

2009년 1월 29일 물류신문에 실린 원고 입니다.
http://www.k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3862

홍석진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

본인이 재직하고 있는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에서는 지난 2008년 12월부터 금년 1월 까지 약 5주의 고급 군 물류과정을 개최하였다. 이 과정은 제3 군수지원사령부와 공동으로 인천지역에 있는 군인, 군무원 그리고 일부 기업인들이 참석하였다. 교육과정에는 비어게임, 전략적 구매관리, 물류 프로세스 혁신 방법론 등을 포함한 30시간의 교육과정이었다. 이러한 교육과정은 민간의 물류기술과 혁신 능력을 군과 교류를 통해 상호 보완적 관계 형성을 위해서 마련되었다. 군에서는 국방부, 육군본부 등의 군수 관련 기획부서와 교육 기능을 담당하는 종합군수학교가 있다. 또한 실행을 담당하는 군수사령부, 군수지원사령부를 비롯한 각 보급창 등 군 물류의 실행을 담당하는 다양한 부대들이 있다. 군수지원사령부는 군 사령부 예하 각 급 부대에 물자의 직접적인 조달을 맡고 있는 부대로서 담당자들에게 물류전문대학원에 의한 직접적인 교육은 자기 계발의 기회와 함께 군수 현장의 애로 사항을 도출하여 사례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렇게 민간과 군의 교류는 월마트, 델, 자라(Zara), 삼성 등 민간 기업들이 글로벌화 과정에서 규모가 확대되어 공급 체인관리 망을 형성하면서 민간의 물류기술이 고도화 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민간 기업들의 원자재 조달에서부터 최종 완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까지 가시성(Visibility)을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군과 공유하면서 상호 인력을 교류할 경우 많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군에서 각 종 교육을 받고 물류실무 현장에서 다년간 경력을 쌓은 인력들을 일정한 기간이 지나 전역하고 난 후 민간기업과 연계가 부족하여 그들의 재능을 낭비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은 군과 민간의 물류전략 및 기술을 상호 벤치마킹하고 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적절한 기회 일 것이다.

민간기업의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과거 군 조직이 단일 조직으로 최대의 조직이었을 것이나 세계를 대상으로 기업 활동하는 기업들은 국가 단위의 군 조직에 버금가고 있다. 예를 들어 월마트의 경우는 2007년의 매출액이 4,041.6억 불(약 546조, 환율 1,350원 적용)로 같은 해 미국 국방예산의 3분의 2에 해당 한다(2007년 미국 국방예산 6,280억 불-이라크/아프카니스칸 전비 1,650 억 불을 제외한 순수 국방예산 4,630 억 불). 그 규모가 우리나라 2008년도 국가예산의 약 2배에 해당한다. 거대한 조직임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효율성을 갖고 있는 이유는 민간 기업이 갖고 있는 조직의 유연성 및 자유로운 인재의 확보와 상시적으로 경쟁자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윌리엄 거스 파고니스 미 예비역 중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1990년 걸프전 당시의 군수지원과 관리, 그리고 리더쉽에 대해 강연 한 바가 있었다. 강연에 즈음하여 파고니스 장군의 "산을 옮겨라(Moving Mountains)"가 한국물류협회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파고니스 장군의 책에서는 군수지원의 핵심은 “사람“이라고 하였다. 모든 과학을 동원하여 물류의 최적화를 이루고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항상 불확실성과 인간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인간적인 측면이 존재하기 때문에 항상 최대한 많은 대안을 추구하고, 시간과 예산의 제약 속에서 충분한 자원을 활용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어떠한 조직이든 교육이 왜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지적해주고 있다. 사람은 교육을 통해 과학적 방법을 동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감적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고니스 장군은 오늘날 물류의 중요성이 대두고 있는 이유에 대해 환경과 기술 변화를 그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환경변화와 기술의 발전은 인간과 제품의 이동성을 전 지구적으로 변화 시켰으며, 기술의 발전은 조직의 분산과 함께 통합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현대 물류의 핵심은 분산하면서 통합을 이루어내야 하는 것이다. 분산되면 될수록 부분 최적화(Local Optimization)에서 전체 최적화(Global Optimization)을 이룰 수 없기 때문에 통합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분산하면서 전체 최적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파고니스 장군은 이를 위해 중심인물을 찾으라고 하고 있다. 기업으로 치면 물류최고 경영자(CLO; Chief Logistics Officer)를 중심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부분 최적화를 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신뢰(Credibility)와 융통성(Versatility)을 확보하라고 하고 있다. 신뢰는 단순하게 인간관계 속에서 찾을 수 도 있으나 의사결정의 객관성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의사결정에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물류에 대한 식견이 있는 사람이어서는 안 되다고 지적한다. 자신의 전문분야 만 너무 강조하여 다른 부문으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를 조정하는 물류 전문가는 수평적 능력(Skills sideway)과 상향적 능력(Skills upward)을 갖출 것을 제시하였다. 그는 언제라도 누구와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내면서 통합적 해결책을 찾아내야하기 때문이다. 잘못 결정 후에 수많은 인재를 동원하기보다는 사전에 잘못된 결정을 방지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조직을 위해 유익하기 때문이다.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Nobody likes change.). 그러나 변화를 당하는 것은 더욱 싫어하는 것이 인간이다. 물류 인재는 변화는 필수 불가결한 것임을 인식하고 자신과 조직이 항상 유연성과 반응성(responsiveness)을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파고니스 장군은 어릴 때 부모로부터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자체가 부를 형성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 물류인들은 세상이 내 가치를 알고 나를 찾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효과적으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파고니스 장군은 그의 저서의 상당 부분이 다른 사람과 교섭하는 장면이 묘사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필자는 “물류인의 능력은 바로 교섭 능력이다“라는 결론에 도달 할 수 있었다. 모든 물류인이 일독할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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