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September 11, 2014

동북아 허브공항의 꿈, 아직도 유효한가

홍석진(프랑스 보르도 Kedge Business School 교수)
 
우리나라의 공항관련 정책 및 개발은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의거하여 실행되고 있다. 정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공항 육성, 인천공항의 허브화를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고 있다. 즉 인천공항을 동북아 허브로 육성하여 국가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하고, 중국, 일본의 주요 공항과 벌이고 있는 치열한 경쟁에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공항 허브화의 정도에 따라 추가적으로 창출되는 수요인 환승여객의 경제적 가치는 막대하다.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에 따르면 환승여객 1명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는 100만원을 상회한다고 한다. 지난 해 인천공항 환승여객이 3조5천억 원 이상의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할 수 있다. 공항 허브화에 따른 비지니스/여행/물류/MICE 등 연관 산업의 경제적 가치 창출과 이에 따른 고용창출 등의 사회적 기여도는 연간 20조 원 가까이 된다고 한다. 세계 각 국이 허브공항 육성을 위해 국가 차원의 정책적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인근의 프랑크푸르트, 런던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샤를르 드골 공항의 집중적인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개항 40주년을 맞는 샤를르 드골 공항의 경우 한 개의 터미널로 시작 한 이후 1982년 2터미널 (A, B), 1989과 1993년 2터미널 추가 확장 (C, D), 1999년과 2008년 2 터미널 내 E, F 터미널의 추가 건설, 2012년 탑승동 S4 건설 등으로 집중 투자를 하여 세계적인 물류 회사인 페덱스의 유럽 허브 기지와 에어 프랑스, 프랑스 우정성의 유치를 통해 유럽에서 가장 큰 허브공항이 되었다. 샤를르 드골 공항에는 700여개의 기업이 86,000개의 직접 고용을 창출하고, 통해 연간 212억 유로 (31조 8 천억원)의 부가가치를 생산하여 국내총생산에 1.2%를 기여하고 있다. 샤를르 드골 공항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20년에는 고속화물 열차를 화물터미널에 연결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인천공항은 우리가 꿈꿔왔던 명실상부한 동북아의 허브공항이 되었는가? 이제 가까스로 걸음마 단계를 벗어났을 뿐이다. 40년 동안 투자해온 샤를르 드골 공항의 선택과 집중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국력을 모아 네트워크를 집중해도 어려운 상황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와야 할 국제선이 계속하여 분산된다면 공항 뿐 아니라 국적 항공사의 경쟁력도 떨어질 것은 자명하다. 유럽의 항공자유화는 많은 항공사들을 사라지게 했는데, 그들 항공사의 대부분은 자국의 공항 경쟁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더구나 인천공항 확장을 위해 5조 원을 투입하여 2017년까지 완공 예정으로 3단계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선 분산은 시설 활용도 저하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져 인천공항 경쟁력의 근간을 무너뜨릴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쌓아온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성공한 국책사업으로 손꼽히는 인천공항의 앞날이 위태로워 보인다. 항공 당국의 현명한 결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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