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 Segye.com
기사입력 2008.10.10 (금) 14:53, 최종수정 2008.10.10 (금) 15:13
인터뷰-인천대 홍석진 교수
[이허브] 국내 항공산업이 저가항공사들의 출현으로 변화를 맞고 있다. 1968년 척박했던 토양에서 대한항공이 첫 나래를 편지 40년 만에 글로벌 항공사로 자리 잡을 정도로 성숙해진 국내 항공산업은 이제 막 이륙한 저가항공을 기반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대 동북아 물류대학원 홍석진 교수는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20주년 주기로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을 맞았다면서 1968년 대한항공공사가 한진그룹에게 인수돼 대한항공으로 20년간 성장한 1988년까지가 1단계 성장시기이며, 이후 1988년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출범으로 경쟁에 불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20년이 지난 현재, 세계 항공산업은 저비용, 고효율 항공사들이 속속 시장에 진출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추세에 맞춰 저가항공사들이 하나 둘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홍 교수는 "현재 국내 저가항공사들은 대부분 저가를 표방한 짝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최근 국내 항공시장이 저가항공사들의 출현으로 변화를 맞고 있지만, 이런 상태로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홍 교수는 "일부에서는 좁은 국내시장에 6~7개의 저가항공사 출현이 과열이라고 지적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현재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항공사가 결과적으로 경쟁력을 갖추어 한국이 글로벌 항공국가로 도약하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항공사들의 잇따른 출현을 국내 항공산업의 긍정적 요인으로 봐야 한다는 말이다. 문제는 현재 운영되는 항공사들의 수적인 과열이 아니라 저가항공 개념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는 점이다. 선진 저가항공사들은 서비스를 최소화해 비용을 줄이고, 그만큼 운임을 낮추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데 현재 국내 저가항공사와 곧 운항에 나설 항공사들이 이처럼 아주 단순한 원칙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진정한 저가항공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항공기 1~2대를 구입해 운영하는 전략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운항승무원과 전 직원이 기내 청소에서부터 발권, 운항 전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300~400억원의 자본으로 저가항공사 운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역시 오산이다. 진정한 저가항공사가 되려면 항공기 30~40대 정도는 단번에 구매할 수 있는 자본력을 지니고 기존 양대 항공사들과도 경쟁할 수 있는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천시와 싱가포르 타이거항공이 합작해 국내 시장에 진입하려는 것을 항공주권 운운하며 가로막는 것은 불공정한 게임이라며,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얼마든 행정규제로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시장을 개방해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와 외국항공사의 합작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가항공은 세계시장에서 이미 성패가 검증된 분야다. 업계와 소비자가 윈-윈 하기 위해선 항공사별 차별화한 전략과 더불어 정부 지원, 장기적 안목의 성장 전략도 필요하다.
손정우 기자 jwson@segye.com
No comments:
Post a Comment